GAFA에 유일하게 맞설 '한·일 연합군' 떴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12-27 07:41   수정 2021-12-27 13:45



"Z홀딩스는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재팬과 한국 및 일본의 국민 메신저인 라인이 통합해서 탄생한 회사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맞서서 싸울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의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황인준 Z홀딩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GIO) 겸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리고 Z벤처캐피털 회장은 27일 한국경제신문 및 한경글로벌마켓 도쿄나우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황 CFO는 야후재팬과 라인, 일본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3년 매출 2조엔(약 20조7650억원), 조정후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3900억엔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Z홀딩스가 어떤 회사인지, 성장 전망과 미래전략을 설명해 주세요.

"네이버의 자회사였던 라인이 올 3월 야후재팬의 Z홀딩스와 경영통합했다. 라인은 상장 폐지 되고 Z홀딩스가 상장돼 있다. 제트홀딩스 산하에 라인, 야후재팬 그리고 조조타운(일본 최대 온라인 의류매장) 등 다른 계열사들이 배치돼 있다."

▷야후재팬의 모회사는 일본 최고의 투자 전문가 손정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입니다. 라인이 소프트뱅크그룹의 야후재팬과 통합했다면 이 회사는 일본 회사인가요, 한국 회사인가요.

"Z홀딩스는 글로벌 회사다. 일본에 기반을 두고,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지만 라인이 합쳐지면서 사업영역이 글로벌로 넓어졌다. A홀딩스라는 회사가 Z홀딩스 지분 약 65%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 대 50의 지분비율로 투자한 회사다. 이러한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Z홀딩스가 상장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Z홀딩스의 사업 규모는 어떤가요?

"Z홀딩스의 사업이념은 '업데이트 더 월드(세상을 업그레이드한다)'다. 정보와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Z홀딩스의 목표다. 여러가지 검색포털, 메신저, SNS, E커머스, 핀테크 등 200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전세계 3억명 이상의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다."

▷Z홀딩스의 사업 부문은 커머스와 전략, 미디어 사업 등 3개 분야로 나뉘는데요. 각각 어떤 사업을 하나요?

"3개 사업 분야 가운데 미디어 사업이 제일 크다. 미디어 사업의 제일 큰 부분은 라인과 야후재팬이다. 라인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공식 계정 서비스와 각종 디스플레이 광고를 한다. 각종 게임과 스티커 비즈니스 등도 라인에 속해 있다. 야후재팬의 야후는 네이버와 같은 검색 포털 서비스다. 검색 관련 광고, 여러가지 디스플레이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관련 네트워크사업을 한다."



▷Z홀딩스 '사업분야 2' 커머스 사업은요?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이다. 야후쇼핑은 일본 이커머스 시장 2위 사업자(일본기업 기준)다. 페이페이몰,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인 야후옥션, 페이페이프리마 등도 야후재팬에 속해 있다. 조조타운과 기업 간 거래(B2B) 구매대행 상장사인 아스쿨,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을 담당하는 로하코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야후트래블이나 여행 및 레스토랑 예약사이트 잇큐도 이커머스에 속해 있다 . 라인에는 선물하기 기능인 '라인 기프트'가 있다. 네이버 스마스토어(네이버 쇼핑몰)의 기능을 일본에서 펼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Z홀딩스 '사업분야 3' 전략 사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핀테크 사업이다. 기존 Z홀딩스의 페이페이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페이페이은행, 페이페이카드 등이 있고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한 라인은행, 라인크레딧(대부업), 라인증권 등이 있다. 라인은행은 내년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만과 태국 등지에서는 이미 서비스를 개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야후재팬과 라인, 그리고 일본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인 페이페이가 합쳐진 Z홀딩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계획인가요?

"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핵심은 양쪽 회사가 강력한 플랫폼들을 갖고 있는데 이 플랫폼들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인은 일본에만 8900만명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를 갖고 있는 1등 플랫폼이고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메신저 플랫폼이다. 야후재팬은 강력한 검색 사업을 보유한 검색 포털 사업자로서 많은 검색 데이터와 이메일, 이커머스,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갖고 있다."



▷겹치는 사업분야도 있나요?

"약간 겹친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페이 부문이다. 라인페이(라인의 페이 서비스)와 페이페이(Z홀딩스의 페이 서비스)가 합쳐지면 일본에 압도적인 페이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양쪽의 플랫폼을 합쳐서 일본 전 국민과 해외 유저들을 대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통합을 한 지 아직 1년이 안 됐지만 벌써부터 통합 시너지가 않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요.

"올해 3월1일 통합 전까지는 여러 가지 법적인 규제로 인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통합 이후에도 여러가지 논의를 거쳐서 데이터 관리나 지배구조 강화 등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6개월 가량 해왔다. 이 작업이 이제서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상황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은 어떤게 있을까요?

"미디어 사업의 경우 양쪽의 아이디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있지만 개인정보 동의 등 여러가지 과제가 많다. 내년 정도를 목표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펼칠 수 있는 전략을 찾고 있다. 야후재팬의 사업자들이 라인의 공식계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거나 양쪽의 플랫폼이 서로 광고를 전송하고 다양한 여러가지 크로스 셀링(교차판매) 전략을 펼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라인기프트는 야후재팬의 영업력을 지원하고, 조조타운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입점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들이 발생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효과가 나온다고 예상할 수 있겠군요.

"회사 관계자들끼리 (농담조로) 편하게 나누는 얘기지만 원래 결혼하면 첫 1년 동안은 서로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지금은 서로 익숙해 지는 단계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정리돼서 더 많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조조타운, 데마에칸(일본 최대 음식배달앱), 잇큐와 같이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하는 자회사나 사업이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자회사와 서비스 종류가 너무 많은 거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다고 해서) 이 플랫폼을 통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각자 다른 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기반 플랫폼이라면 다른 서비스들은 강력한 버티컬 플랫폼(전문 영역을 가진 플랫폼)들이다. 이러한 버티컬 플랫폼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데이터와 유저들이 곧 힘(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이를 그룹 차원에서 잘 활용하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Z홀딩스는 단순한 IT기업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핀테크로도 영역을 확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더 무한하다라는 분석입니다. 핀테크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야후재팬(Z홀딩스)은 일찍부터 인터넷뱅킹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Z파이낸셜 내에 페이페이은행, 페이페이카드 등이 있다. 페이페이가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페이에서 결제되는 현금흐름을 활용해 금융사업을 만들어 나가려는 전략이다."

▷라인도 독자적인 금융사업이 있죠?

"라인메신저의 트래픽과 유저의 사용성을 기반으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은행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대만은 이미 (은행 업무 전반을 다 할 수 있는) 풀뱅킹 라이센스를 받아서 올해 4월에 오픈을 했다. 태국은 현지 은행과의 합작회사 형태로 작년 1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KEB하나은행의 현지 법인과 합작해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 태국 일본에서는 라인페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라인페이의 결제 흐름을 활용해 은행과 기타 금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Z홀딩스의 실적은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통합 후 여러 가지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하기 위해 경영지표를 조정 후 에비타로 변경했다. 2023년도 매출 2조엔, 조정후 에비타 3900억엔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는 매출 1조5200억~1조5700억엔, 조정 후 에비타는 3030억~3130억엔을 예상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인 Z벤처캐피털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관심 있게 지켜보는 투자 영역은 어떤 분야인가요.

"(투자 분야를)일본과 글로벌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일본의 관심 분야는 단연 DX(디지털화)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사무자동화 등 디지털화가 늦은 편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사람들이 (디지털화에 뒤처져 있다는 부분을) 많이 인식하게 됐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원격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요구되는데 이를 DX화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그 결과 다양한 사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관련 벤처기업이 새로 탄생하고 크게 발전하고 있다. "

▷일본의 또다른 유망 분야는요?

"헬스케어나 핀테크 분야도 크게 바뀌고 있다. 일본이 과거에는 현금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였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온라인 결제, 디지털 결제에 대한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핀테크 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벤처 시장은 어떤 분야를 주목하나요?

"라인이 강점을 갖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미국, 중국 등에서도 투자를 하고 있다. 020(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인터넷 관련 사업, 미디어 사업, 핀테크 관련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기회를 찾고 있다."

▷한국 벤처 기업은 투자대상이 아닌가요?

"Z벤처캐피털로 통합되면서 한국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를 기대한다."



▷GAFA는 기존의 산업 판도를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로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Z홀딩스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됩니다.

"야후와 라인의 통합으로 압도적인 경쟁력과 다양한 데이터들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 면에서 Z홀딩스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GAFA와 맞서서 싸울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의 테크 컴퍼니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 기업들도 Z홀딩스 같이 사업을 전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지는 못했다. Z홀딩스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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